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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침]성인인데 왜 혼자 놀이기구 못타나요” 장애인의 의문과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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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10-3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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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차별 사례에 대해 발표하는 충주피플퍼스트 임영조 위원장. ©에이블뉴스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차별 사례에 대해 발표하는 충주피플퍼스트 임영조 위원장. ©에이블뉴스
“저는 성인입니다. 신체조건도 혼자서 충분히 놀이기구를 탈 수 있고 나를 제한하는 탑승제한 제도도 없습니다. 그런데 저는 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혼자서 놀이기구를 탈 수 없나요?”(발달장애인 당사자 임영조 씨)

발달장애인 임영조 씨를 비롯한 시각장애인 당사자와 청각장애인 당사자,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즐거운 여가를 위해 놀이시설을 방문했다가 차별을 당했던 경험들을 쏟아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이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탑승제한규정 없어도 혼자서는 놀이기구 거부당하는 발달장애인들

발달장애인 당사자 충주피플퍼스트 임영조 위원장은 “성인인 나는 장애인 우선 입장 제도로 범퍼카를 타기 위해 복지카드를 직원에게 보여줬지만, 직원은 발달장애인은 혼자서 놀이기구를 탈 수 없다고 막았다”고 토로했다.

“발달장애인은 성인이여도 보호자 없이는 혼자서 장애인 우선 입장 제도를 이용할 수 없어요. 동승자 없이는 혼자선 못타요.”(놀이시설 직원曰)

“아니! 나는 혼자서도 할 수 있어요! 왜죠? 나는 성인입니다. 근데 왜 놀이동산에서 놀고 놀이기구를 타는데 다른 보호자와 동승자가 필요한 거죠?”

임영조 위원장은 “나는 혼자서도 충분히 안전하게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키와 몸무게도 충분히 탈 수 있는 조건인데 왜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혼자 탈 수 없는 것인가. 탑승제한 제도에도 발달장애인을 제한하는 기준은 없다. 내 돈 내고 내가 즐기러 왔는데 왜 안 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서울장애인부모연대 서은석 사무국장 또한 자폐성장애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서 모든 놀이기구가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해 졌다는 부모의 사례를 소개했다.

서은석 사무국장은 “장애특성상 어른이 타는 놀이기구는 탈 수 없고 어린이용 놀이기구가 수준에 딱 맞는데 중학생이기에 모두 거부당한다. 얼핏 정당한 사유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예 영유아들만 타는 놀이기구뿐 아니라 보호자가 함께 타는 바이킹, 청룡열차 등 기구도 다 탑승을 거부당하기 때문”이라며 “보호자인 어른들도 함께 탑승해서 즐기는 어린이용 놀이기구에 발달장애인은 나이에 상관없이 탑승 가능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차별 사례에 대해 발표하는 노들자애인자립생활센터 곽남희 권익옹호활동가(왼쪽)와 청각장애인통역사 이목화 씨(오른쪽). ©에이블뉴스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차별 사례에 대해 발표하는 노들자애인자립생활센터 곽남희 권익옹호활동가(왼쪽)와 청각장애인통역사 이목화 씨(오른쪽). ©에이블뉴스
“우리는 놀이기구를 싸우고 타협해 이겨야만 탈 수 있다”

시각장애인 당사자 노들자애인자립생활센터 곽남희 권익옹호활동가는 “우리 부모님은 나를 데리고 여행을 자주 다니셨고 놀이공원도 자주 갔다. 장애인차별금지법도 없던 1998년 초등학교 시절. 나는 내가 장애인이라고 이용을 거부당했던 그 순간을 뼈저리게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이어 “썰매장에 놀러간 나는 직원으로부터 이용을 거부 당했고, 어머니와 친구의 어머니가 직원과 싸워가며 겨우 한번 탔다. 하지만 또 타려하니 직원이 타지 못하게 했다. 우리는 싸워 이겨야만 썰매를 탈 수 있었다”면서 “옛날 일이 아니다. 여전히 특정 놀이시설의 썰매장을 포함해 유령의 집, 이아스링크장은 시각장애인의 이용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각장애인통역사 이목화 씨는 “농인 친구들과 조카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으나 동승자가,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했다. 직원에게 이유를 되물어도 안전상의 이유라고 주장했다. 조카들은 정말 많이 울었고 놀이공원에서 최악의 경험을 했다”고 개탄했다.

이어 “정말 화가 나는 것은 나는 어린아이, 미성년자가 아님에도 보호자가 없이 안된다고 했다는 것이다.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신체적 제한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안전벨트도 문제없이 조작할 수 있고 주의해야할 사항에 대해서도 모두 인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안내원의 지시사항을 듣지 못해 위험하기 때문이라면 한국말을 못하는 외국인들도 다 탑승을 거부당해야 하는가. 그저 농인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우리는 문화생활에 자유롭고 동등하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놀이시설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인영 변호사. ©에이블뉴스


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인영 변호사. ©에이블뉴스
‘장애인 고려한 설비 개선·안내판 및 기기 지원’ 등 제언

장추련 김성연 사무국장은 시각장애인의 차별행위에 대해 8년 째 에버랜드와 법정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과 그동안 많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진정이 제기됐음에도 안전을 이유로 장애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현실에 대해 발표했다.

2015년 10월 시작된 에버랜드와의 소송은 1심에서 승소해 2018년 법원이 시각장애인 탑승을 제한하는 가이드북을 삭제하고 손해배상청구도 받아들였지만 에버랜드는 즉각 항소를 했고, 인권위는 안전을 이유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행위를 몇 차례나 기각했다는 것.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조인영 변호사는 이러한 차별의 유형을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휠체어를 탄 상태로 이용할 수 없기에 탑승 자체가 어려운 경우 ▲탑승에 있어서 물리적 제약은 없으나 장애인에게 탑승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 지원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거부하는 경우 ‘시각·청각장애인’ ▲탑승에 있어서 장애인이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이용 과정에서 위험성 등을 이유로 탑승을 거부당하는 경우 ‘발달·정신장애인’ 총 3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조인영 변호사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차별 유형의 경우 설비 개선 및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시설설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는 휠체어 접근성을 고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정부는 새로운 놀이기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을 고려하도록 권장하고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놀이시설이나 놀이기구에 대해 안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안내판 및 기기 등 지원이 있어야 한다. 또한 각각의 놀이기구를 운영하는 직원들의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상하차를 도울 수 있도록 하는 네도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인 등 정신적장애인이 탑승 과정에서 지침을 어기고 위험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사회적 편견에 기반한 근거없는 판단”이라고 지적하며, “예외적인 상황만을 상정해 장애인의 탑승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전 직원에게 장애유형 및 행동, 지원할 때의 유의점 등에 대한 교육을 통해 장애인이 이용과정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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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놀이시설 장애인 차별 사례발표 및 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과 김미연 서기관(왼쪽)과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이춘희 과장(오른쪽). ©에이블뉴스
“제도상 제한·개선 힘든 것이 사실. 장애인차별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과 김미연 서기관은 “놀이시설은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시설인데 현장에서 장애인이 이렇게 차별을 당하고 있었다니 깜짝 놀랐다”며, “놀이시설은 관광진흥법 안에서 한 업종으로 들어가 있는데 놀이시설과 관련된 유원시설업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전제하다보니 관광진흥법이 관광진흥을 목적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진흥법 안에서 이러한 차별 해소 방안을 녹여내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 개별법도 있으니 보건복지부와 협의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 놀이시설에서 장애인들 차별이 없도록 저희 법 내에서 업계의 사정과 협회, 복지부와 협의를 해가며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 이춘희 과장은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없기에 정책방향을 잡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또한 편의증진법상 대상시설에 포함돼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제한하거나 강제이행금을 부과하지 못해 방치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이 우선 탑승하고 함께 탑승하는 것에 대한 인식과 시민의식이 갖춰질 수 있도록 복지부는 인권위 진정사건과 볍원 결정사례 활용해 장애인인식개선에 방향성을 맞추려고 한다”면서 “뿐만 아니라 놀이시설도 편증진법의 대상 시설로 포함시키는 것을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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